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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소비심리 두 달 연속 하락, 전쟁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무서워하는 독일
BY gupp2025-07-25 12:22:21
고물가 국면이 진정되고 있음에도 독일 소비자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소비심리지수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독일 국민들이 여전히 소비를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독일 소비심리, 두 달 연속 하락
시장조사기관 GfK와 뉘른베르크 시장결정연구소(NIM)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8월 소비심리지수(Konsumklima-Barometer)는 -21.5포인트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하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19.2포인트보다 부진한 수치입니다.
지금은 저축할 때
독일 소비자들은 당장의 지출을 줄이고 미래를 대비한 저축을 늘리고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저축 성향을 나타내는 지표(Sparindikator)는 올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대해 GfK의 소비 전문가 롤프 뷜클(Rolf Bürkl)은 “불확실한 상황과 고물가 속에서 소비자들은 돈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특히 식료품 가격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소비자들도 다시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소비 침체, 경기 회복에 찬물
Tagesschau의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 위축이 독일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신호라고 보고 있습니다. Hauck Aufhäuser Lampe 은행의 수석경제학자 알렉산더 크루거(Alexander Krüger)는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도 회복될 수 없다”라며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Hamburg Commercial Bank의 시러스 데 라 루비아Cyrus de la Rubia 역시 “정부의 경기 부양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며, 고용 증가와 지정학적 안정이 병행돼야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비는 줄었지만, 소득 기대감은 상승
흥미롭게도 소비심리는 악화되었지만 소득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GfK는 임금 및 연금 인상, 물가 안정 등을 바탕으로 소득 기대지수(Einkommenserwartung)가 5개월 연속 상승해 최근 12개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심리적 불안감이 소비 막는다
현재 독일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1.6%~2.6% 수준으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에너지 위기 당시의 70년 만의 고점에 비하면 확연히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습니다. 독일경제연구소(IW)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2024년 인플레이션을 평균 15.3%로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실제 물가 상승률(2.2%)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역사적 경험도 이 인식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1920년대 초인플레이션의 기억은 독일 사회에 깊은 불신을 남겼습니다. 최근 연방군 산하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들은 러시아-서방 전쟁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두려워한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생활 속에서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실질적 소비 여력은 줄어들었고, 독일인의 평균 소비는 2024년 들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연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5월 연속으로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심리 회복, 언제쯤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2022년 인플레이션 쇼크로부터의 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IW의 마티아스 디어마이어(Matthias Diermeier)는 "소비자 인식이 현실과 일치하는 데는 1~5년 걸린다"고 설명하며, 특히 극우 정당 AfD나 극좌 BSW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체감물가가 훨씬 더 높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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